re:collection

 

『데이터 확인완료. 귀환을 환영합니다』

익숙한 안내 음성과 함께 특유의 부유감이 사라진다. 그는 감았던 눈을 떴다. 아찔할 정도의 초고층 빌딩 옥상 한가운데였다. 보통은 좀 더 안전한 곳을 복귀 포인트로 설정하겠지만, 모모는 한 눈에 전체를 내려다볼 수 있는 이곳이 마음에 들었다.

멀리서 보면 그저 고요하고, 평화롭고 멋진 도시였다. 이런 높은 곳에서도 하늘은 훨씬 더 높다. 손에 닿지 않는 구름을 잡을 듯 손을 뻗으며 쭉 기지개를 폈다. 굳은 관절을 가볍게 풀고 있으면, 기다렸다는 듯이 알람이 울렸다

【Daily Mission】

스테이터스 창이 깜박이는 걸 확인한 모모는 옥상 끝까지 천천히 걸었다.

“······자, 그럼 가볼까나.”

난간을 딛고 선 발을 박차고 공중으로 뛰어들었다. 순식간에 점이 되는 육체에는 가속이 붙는다. 그만큼의 부하에도 눈 한번 깜빡이지 않았다.

허공을 가르며 떨어지는 동안 시가지의 풍경이 휙휙 스쳐갔다. 이내 빌딩 숲 사이로 돌입한 순간, 고막을 쨍 하고 울리는 소음이 울렸다.

“개막부터 화려한데?”

충격의 여파로 뺨에 흐르는 피를 보고도 태연하게 웃었다. 그것은, 먹이를 기다린 맹수의 웃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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