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 - 26/27

  • BEAST 쌍흑
  • 자의적 해석 다수 / STBR 직후 가정

다자이 오사무는 이상했다. 
곧 죽을 것 같이 약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 엊그제였는데, 어느 순간부터 그는 심히 담담해졌다. 이동하다 시체를 보아도 관심조차 주질 않는다. 가끔은 웃으며 말을 건넨다. 그러더니 자신의 일상 이야기를 한다. 이전처럼 제게 보이던 적대감과 혐오마저 다 잊은 모습이었다. 나카하라는 고민했다. 아직 인생 산지 20년도 되지 않은 머리로 이런 걸 생각하는 건 고역이었다. 그는 깊이 생각하는 것이 질색이었다.

좋은 건가? 좋다면 좋았다. 하지만 지나치게 갑작스러운 변화이긴 했다. 그러니까, 사람이 어느 순간 확 바뀐다는 건 죽을 날이 가까워진단 의미였던 것 같은데. 결코 다자이를 잠정적으로 곧 죽을 사람 — 적극적인 자살시도를 포함하면 상당히 가능성은 높지만 — 으로 판단하는 건 아니었으나 무언가 이상했다. 말로 형용하지 못할 그런 이질감이 있었다. 마치 자신과 다른 세계에서 살아가는 것만 같은.

사람이 저렇게 바뀌는 게 가능한가? 싶을 정도의 개변이었다. 좋지 않은 건가, 나카하라는 무표정한 얼굴을 바라보며 곰곰히 생각했다. 무표정하다 못해 공허한 눈은 허공을, 아니 그보다 더 먼 곳을 응시하고 있었다.

"어이,"
"······."
"······야, 다자이."

다자이는 대답이 없었다. 몇 번을 더 나카하라가 그를 불렀으나 여전히 반응 하나 없었다. 나카하라가 손을 뻗어 어깨를 툭툭 친 후에야 그제야 다자이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 주위를 둘러보았다.

"······아, ‘너’ 구나."
"———···."

순간적으로 나카하라는 보이지 않는 망치에 얻은 사람처럼 몸이 굳었다. 소리도 되지 못한 공기가 입안을 맴돌았다.

"왜 불렀어, ‘츄야.’"

무덤덤하게 되묻는 말은 평소와 다를바 없다. 내뱉은 스스로도 기억하지 못한 잠깐의 결핍. 그러나 나카하라는 본능적으로 깨달았다.
그는—— ‘다자이 오사무’ 는 확실히 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