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 - 15/27

다자이가 등에 업혀오거나, 목을 끌어안거나 하는 것은 나카하라에게─의도한 일은 아니었지만─꽤 익숙한 일이었다. 그래도 침대까지 기어 올라오는건 처음 있는 일이었다. 자신이 아무리 작은편이라 해도 싱글침대에 남자 둘이 눕는다고 하면 비좁을 수 밖에 없었다. 어쩔 수 없이 나카하라는 읽던 책을 접어 침대 머리맡 테이블로 밀어두고, 어정쩡하게 접혀있던 팔을 들어 기어들어온 다자이를 꾹꾹 밀어냈다.

“야, 들러 붙지마.”

“좁으니까 어쩔 수 없잖아. 불만이면, 내려가던가.”

……굴러 들어온 돌이 박힌 돌을 뺀다는게 이런건가. 나카하라는 인상을 팍 구겼지만 다자이를 내쫓을 방법은 없었다. 결국, 한숨을 쉬고 이불 끝을 강하게 잡아 당기는 것으로 불만을 대신했다. 머리까지 이불을 뒤집어 쓴 꼴이 꼭 작은 둔덕 같다고 말하려다, 다자이는 자신쪽으로 다시 이불을 조금 끌어당기는 정도로 만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