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 - 7/27

• Dy님/ 붕대푸는 태재 이야기 너무 좋아서… (일단은 오다자임)

익숙한 뒷모습이 구석진 복도 바닥에 길게 늘어져 있었다. 좋은 침대를 두고 차가운 바닥에서 구르고 있는 것을 그냥 지나칠 수는 없었던 오다가 걸음을 멈추고 허리를 낮췄다. 인기척을 느꼈는지 등이 살짝 들썩거렸다. 천이 버석거리는 소리에 희미한 술냄새가 풍겼다.

”다자이?“

다자이는 고개를 드는 대신 말간 눈동자만 굴렸다. 졸린건지, 취한건지 알 수 없는 표정이었다. 다자이, 한번 더 이름을 부르자 그제야 눈에 초점이 잡혔다.

“······오다사쿠인가.”

느릿느릿 상체를 일으킨 다자이가 늘어지게 하품을 했다. 오다는 흘러내린 코트를 다시 걸쳐주며 걱정스럽게 말했다.

“이런데서 잠들면 허리가 아플텐데.”

“후후, 그쪽을 걱정하는건가? 자네는 늘 내가 예상하지 못하는 말만 한단 말야.“

”······혹시 기분 나빴나?“

”그럴리가! 오다사쿠가 걱정해주는 것만큼 기쁜일은 없지. 차라리 이 기회에 확인해볼텐가?”

언제 그랬냐는 듯 졸음기가 싹 가신 얼굴로 다자이는 오다의 팔을 잡아 끌었다. 갑작스런 기습에 오다는 자세를 무너뜨리며 다자이의 가슴팍에 손을 대는 꼴이 되었다. 아무리 친구라지만 엄연한 조직의 간부의 몸에 손을 대는건 실례라는 생각에 오다는 얼른 몸을 일으키려고 했으나 다자이가 그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다자이는 붙잡은 팔을 대놓고 제 가슴에 눌러버린다.

단순히 남자가슴에 손 좀 닿았다고 놀랄 오다는 아니었으나, 손바닥에 닿은 감촉이 셔츠가 아닌, 붕대의 까슬까슬한 감촉인데서는 당황했다. 붕대로 가리고 있으니 완전히 반라는 아니지만······ 아직은 소년에 가까운 몸은 작고 가늘어서 더욱 민망한 기분이었다. 크게 헛기침을 하며 고개를 돌린 오다에게 다자이는 은근히 속삭였다.

”사양할 필요는 없는데.“

귓가에 닿는 숨이 유난히 달다. 무엇을, 이라고 되물을 용기가 없어 오다는 아예 눈을 질끈 감아버렸다. 다자이는 이 닳고 닳은 동작에도 낯뜨거워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신기해서 순결한 소녀마냥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