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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편에 접촉하는 B간부 

지나치게 무겁지 않은걸로. 하지만 너무 가벼워서도 안돼.

하늘이 파랗다.

저녁부터 비가 온다던데. 돌아갈 무렵에는 흐려지겠지. 그냥 맞으면 감기 걸릴걸. 우산은? 있어. 그럼 다행이고.

상황을 조소하는 것처럼 태연히 일상을 말하던 그가 문득 그렇게 말했다. 무기를 갖는게 좋을걸, 이왕이면 총으로. 라고.

너무 가벼우면 두려움이 없어져. 너무 무거우면 두려움에 지고 말지. 방아쇠를 당기는데는 단 두번의 호흡만을 허락하도록 해. 첫 번째 숨에서 떠올리고, 두 번째 숨에서 잊는거야. 손 안의 무게를.

칼은?

칼은 안돼. 망설일 여지가 너무 많거든. 칼을 빼서 손안에서 돌려쥔 후 휘두를때까지— 상대의 몸에 닿기 직전까지도 되돌릴 여지를 주고 말지. 어쩌면 닿았을 때까지도.

너는 칼을 쓰잖아.

검은 코트자락을 올려다 보았다.

난 상냥하지 않으니까.

그가 돌아섰다.

시야가 흐려져 얼굴은 아직도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피를 넘긴 모양인지, 입안에선 쇠맛이 났다. 검은 그림자 앞, 피를 머금은 검신만이 유독 선명했다.

“그러니까 네 놈을 벤거지, 「다자이」.”

그리고 나카하라는 역겨울만치 상냥한 얼굴로 웃었다.